칼럼] 경영자의 철학이 ESG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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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불평등, 공급망 리스크 등 예측 불가능한 복합 위기의 시대에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은 급변하고 있다. 단기 수익 중심의 성장 전략은 더 이상 통하지 않으며, 기업의 지속가능성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라는 세 가지 키워드, 즉 ESG 경영의 실천 여부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
ESG는 대기업만의 과제가 아니다. 중소기업일수록 오히려 더 체계적이고 내재화된 ESG가 필요하다. 그 중심에는 단연 경영자의 철학과 의사결정 방식, 즉 ‘거버넌스’가 존재한다. 조직 내 ESG 문화는 선언이나 캠페인으로 자리 잡지 않는다. ESG는 CEO의 가치관이 일상적인 경영 의사결정과 업무 관행에 어떻게 녹아들어 있느냐에 달려 있다.
ESG를 움직이는 힘은 바로 리더의 철학에 달려 있다. 리더가 말하는 언어, 회의에서 강조하는 키워드, 인재를 평가하는 기준은 조직 문화 전체에 파급력을 갖는다. ESG 경영은 ‘선언’이 아니라 ‘문화’가 되어야 하며, 그 시작은 ‘경영자의 철학’이다.
대표적인 ESG 실패 사례인 엔론(Enron)은 회계 조작을 통해 재무 상태를 숨기고, 윤리와 투명성을 무시한 채 수익만을 추구하다 파산했다. 이는 내부 통제와 이사회 기능 부재, 그리고 CEO의 잘못된 철학이 조직 전체를 무너뜨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
월드컴(WorldCom) 또한 비슷한 과정을 밟았다. 회계 부정으로 신뢰를 잃고 시장에서 퇴출당한 월드컴은, 결국 ESG의 ‘G’, 즉 지배구조 실패가 사회적 신뢰와 기업 존립에 치명적임을 입증한 사례다.
반면, 애플(Apple)은 독립된 이사회와 투명한 정보공개, 지속가능성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를 바탕으로 투자자와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거버넌스의 독립성과 책임경영이 ESG 성과와 직결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CEO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는 "공감(empathy)"과 "성장 마인드셋"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기업 문화를 재편했다. 이는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닌, 직원과 시장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하는 힘이 되었다. AI와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리더십 확보 역시, 이러한 경영 철학의 연장선이다.
조직 문화는 ‘경영자가 말하는 방식’에서 비롯된다. 이를 ‘Tone at the top(조직 문화는 위에서부터 시작된다)’라고 부른다. 이 개념은 최고경영진의 가치와 윤리 의식이 전체 조직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으로, ESG 실행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리더가 ESG의 가치를 믿고, 그 철학을 인사 평가, 의사결정 기준, 협력사 관계에서 일관되게 실천할 때, 조직은 자연스럽게 ESG 중심의 체계로 전환된다.
애플처럼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보장하는 구조를 마련하고, 나델라처럼 공감과 성장 중심의 문화를 경영진이 몸소 실천하며, 조직 전반에 걸쳐 ESG 요소를 KPI로 삼아 실질적인 실행력을 확보해야 한다.
중소기업 CEO에게 ESG는 단순히 평가 점수를 맞추기 위한 프레임이 아니다. ESG는 조직이 어떤 가치를 중심으로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철학의 반영이며, 실행 전략의 중심이다.
단기적으로는 이사회 기능, 의사결정 구조, 내부 통제부터 점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윤리경영, 공정노동, 책임소비, 탄소중립 목표 등 ESG 요소가 기업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리더가 주도적으로 이끌어야 한다.
ESG는 경영자의 철학이 조직의 문화로 스며들 때 비로소 ‘실행 가능한 전략’이 된다. 오늘날 ESG는 단순한 프레임워크가 아닌,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기업 생존의 기준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바로 CEO의 가치관과 말, 그리고 선택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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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충청경제뉴스(https://www.cc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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